해탈을 ‘파는’ 타이 불교, 정교분리원칙마저 위태하다

**아래 기사는 <한겨레21> 1119호 <불교의 타락 vs 군정의 탄압>이 유사버전으로 담마까야 사원 문제를 집중 조명한 기사입니다. 본 사이트를 통해 최초로 공개합니다. 

파툰타니, 방콕 = 이유경 Lee@Penseur21.com

900에이커(약 3.65 km²) 대지를 덮은 아스팔트 대로는 공항 활주로를 연상시켰다. ‘활주로’를 달리다 간헐적으로 만나는 건물은 단순한 구조를 한 근대적 건축물이다. 뾰족하게 휘거나 화려하게 금장식을 덧대 멋을 부린 타이의 여느 사원과는 조금도 닮은 데가 없었다. 타이 최대 불교사원 ‘왓 프라 담마까야’(Wat Phra Dhammakaya, 이하 담마까야 사원)의 외관은 불교사원의 거의 모든 통념을 깼다.

6월 중순, 방콕 북부에서 약 40여킬로미터 떨어진 파툰타니지방 담마까야 사원으로 향했다. 기자의 GPS에 의존하며 길찾기에 자신없어 하던 택시기사는 원형지붕이 보이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 지붕을 찾아 달렸고 사원 정문에 무사히 닿았다. 푸미폰 국왕의 대형 초상화에 이어 눈길을 사로잡는 건 원형탑이었다.

파툰타니 지방에 위치한 담마까야 사원 정문. 푸미폰 국왕의 세로대형 초상화가 방문객을 맞는다. (© Lee Yu Kyung)

파툰타니 지방에 위치한 담마까야 사원 정문. 푸미폰 국왕의 세로대형 초상화가 방문객을 맞는다. (© Lee Yu Kyung)

일명 마하탐마까이 체디(Mahathammakai Chedi), 우주선을 닮은 탑이다. 이 탑은 담마까야의 절대적 상징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년은 거뜬히 버틸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탑은 10여년간 3억바트 (한화 98억원-2016 환율 기준)를 들여 2000년 상반기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해진다. 일제곱킬로미터 공간을 확보한 탑의 둘레는 30만개 부처상으로 둘러싸고 있고 ‘건축헌금’을 낸 신도들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그 탑아래서 일백만명이 집단 명상을 하는 장면은 담마까야가 가장 자랑하고픈 그림일 것이다. 담마까야 국제관계국장인  프라 파수라 단타마노 (39, 이하 파수라 승려”) 승려는 이 탑이 “태양이 떠오르는 형상”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담마까야는 태양과 빛, 그 어떤 ‘원형의 광채’에 집착했다. 비판론자들은 이 ‘동트는’ 탑을 ‘담마까야 컬트’의 상징이라 보고 있다.

담마까야 사원은 타이의 여느사원과 외관이 닮지 않았다. 900에이커 대지위 아스팔트가 깔려 있고 건물을 평범한 근대적 건물이다. 건물위 원형지붕은 마하탐마까이 체디 (Mahathammakai Chedi)는 담마까야 사원의 상징이다. (© Lee Yu Kyung)

담마까야 사원은 타이의 여느사원과 외관이 닮지 않았다. 900에이커 대지위 아스팔트가 깔려 있고 건물을 평범한 근대적 건물이다. 건물위 원형지붕은 마하탐마까이 체디 (Mahathammakai Chedi)는 담마까야 사원의 상징이다. (© Lee Yu Kyung)

태양과 빛에 집착하는 컬트불교담마까야, 정치분쟁의 먹구름 드리우다        

사실 타이 사회에서 불교와 연계된 컬트는 조금도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지난 해 91세로 입적한 루앙 포쿤 승려의 경우 그의 부적을 가진 이들이 극적으로 구사일생했다는 일화가 다수여서 컬트승려의 대표적 인물로 꼽혔다. 지난 해 방콕 폭탄 현장이었던 에라완 사원이나 라마5세 출라롱콘 대왕의 부적 모두 ‘부’와 ‘번영’을 기원하는 불교컬트의 상징이자 부적들이다.

지난 해 8월 폭탄 공격을 받았던 에라완 사원(사진)이나 라마5세 출라롱콘 대왕의 부적, 지난 해 91세로 입적한 루앙 포쿤 승려 모두 ‘부’와 ‘번영’을 기원하는 컬트의 상징으로 통한다 (© Lee Yu Kyung)

지난 해 8월 폭탄 공격을 받았던 에라완 사원(사진)이나 라마5세 출라롱콘 대왕의 부적, 지난 해 91세로 입적한 루앙 포쿤 승려 모두 ‘부’와 ‘번영’을 기원하는 컬트의 상징으로 통한다 (© Lee Yu Kyung)

담마까야의 경우 다른 점이라면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이다. 신도수만 수백만으로 추정되고 거주 승려는 약 2천 5백명 내외다. 타이의 보통 사원들이 고작해야 승려 다섯에서 열다섯 정도되는 요즘 추세를 감안하며 단일 사원치고는 엄청난 규모다. 파수라 승려는 다른 사원과 달리 승려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원내 기숙사에 거주하며 승려입문7년 과정을 밟는 예비승려(novice) 는 약 3백명이다. 북부 람팡 지방 출신인 타나콘 마군따(16)도 그중 한 명이다. 마군따는 12살이던 4년전 이곳으로 왔다. 그는 일반 학교를 다니다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기숙은 물론 불교와 팔리어 (Pali,고대 불교 경전어)는 물론 일반 학교 교과목을 모두 무료로 배우고 있다. 타나콘은 중국어를 가장 좋아하는 과목으로 꼽았다.

담마까야 사원에서 4년째 공부하고 있는 누비스 타나콘 마군따 (16)가 정글승려(forest monks)들이 사용하던 ‘끌롯’ (산속에서 쉽게 펴고 접을 수 있는 “텐트숙소”)을 시범으로 보이고 있다. 1970년 비구니와 그의 추종자들에 의해 창시된 담마까야 사원의 시작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정글사원’(forest temple)이었다. (© Lee Yu Kyung)

담마까야 사원에서 4년째 공부하고 있는 예비승려 타나콘 마군따 (16)가 정글승려(forest monks)들이 사용하던 ‘끌롯’ (산속에서 쉽게 펴고 접을 수 있는 “텐트숙소”)을 시범으로 보이고 있다. 1970년 비구니와 그의 추종자들에 의해 창시된 담마까야 사원의 시작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정글사원’(forest temple)이었다. (© Lee Yu Kyung)

담마까야 사원에는 300명의 누비승들이 승려입문 7년과정을 밟고 있다. 다른 사원과 달리 승려가 늘고 있다는 게 사원측 설명이다. (© Lee Yu Kyung)

담마까야 사원에는 300명의 예비승려들이 승려입문 7년과정을 밟고 있다. 다른 사원과 달리 승려가 늘고 있다는 게 사원측 설명이다. (© Lee Yu Kyung)

예비승려들의 기숙사는 방하나에 20명을 수용하고 한명의 ‘멘토’ 승려가 배정돼 있다. 기숙사 마룻바닥은 윤이났다. 분석가들은 평균 이상으로 정결한 사원내부와 놀라우리마치 정돈된 조직력이 수많은 중산층과  부유층을 끌여들이는 한 요인이라 보고 있다. 재벌 통신사인 디택(DTAC) 대표 본차이 벤차롱쿤도 이 사원의 독실한 신도다. 또, 탁신 전 총리는 사원지도층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불교학자 솜릿 루에차이는 이 사원을 “중산층 불교”로 구분한다. 그는 5월 11일 탐맛삭 대학에서 개최된 <타이불교의 미래 : 선택과 해결>이라는 세미나에서 중산층 불교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유형은 ‘불교상업주의’를 강조한다. 자기수련이나 깊은 깨달음으로 자신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개인의 부와 번영을 기원하며 불교의 가르침을 신봉한다. 하얀옷을 입고 3일동안 복을 비는 것만으로도 이들에겐 충분하다. 그들을 억지로 바꾸려거나 지나치게 불편한 조치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물론 담마까야가 처음부터 호사를 누린건 아니다. 담마까야는 60년대 말 기부받은 90에이커 땅에서 일종의 ‘정글사원’(Forest Temple)으로 시작됐다. 정글사원은 명상을 중심으로 고대불교 수행을 따르며 세속적 세계와 가장 거리를 둔 산사형태의 사원을 말한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담마까야의 창시자는 현 주지승 담마차요가 아니라 여성 수행자 ‘마치 찬 콘녹영 (Machee Chan Khon-nok-yoong, 이하 녹영)’이다.

담마까야 사원 누비스 승려가 공부중이다. 이 사원에는 약 300명의 누비스가 있으며 승려수만 3천명이다. 타이 사회 전체 승려가 30만으로 추정되는 바 100명 중 한명은 담마까야 사원에 속해 있는 셈이다. 근대화와 경제성장에 따라 승려수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담마까야 사원은 승려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담마까야는 타이에서 가장 급속하게 성장한 단일 사원이다. (© Lee Yu Kyung)

담마까야 사원 예비승려가 공부중이다. 이 사원에는 약 300명의 예비승려가 있으며 승려수만 3천명이다. 타이 사회 전체 승려가 30만으로 추정되는 바 100명 중 한명은 담마까야 사원에 속해 있는 셈이다. 근대화와 경제성장에 따라 승려수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담마까야 사원은 승려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담마까야는 타이에서 가장 급속하게 성장한 단일 사원이다. (© Lee Yu Kyung)

콘 녹영은 본래 방콕 서부에 있는 ‘왓 팍남 파시차론’(이하 팍남 사원) 주지승 프라 몬쿨텝무니의 제자였다. 몬쿨텝무니 승려는 오늘날 담마까야 사원이 4개 대륙, 70개국에 지부를 둔 세계적 불교로 확장되는데 기여한 명상법 ‘비자 다마카야(Vijja Dhammakaya)’의 창시자다. 콘 녹영은 그 명상법의 선생이었고 그 또한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추종자 중 한명이었던 대학생 차이분 시티폰(Chaiboon Sitthiphol), 바로 그가 담마까야 사원의 현 주지승 담마차요다. 담마차요는 1969년 승가에 입문한 젊은 승려로서 콘 녹영이 팍남 사원을 나와 파툰타니 숲에 명상센터를 차릴때 합류했다. 명상센터는 1979년 4월 공식’사원’이 됐고 1981년 이후 현재의 이름 ‘왓 프라 담마까야’로 굳어졌다. 비구니 콘 녹영과 함께 했던 추종자과 초기에 참여했던 이들은 주로 젊은 대학생들이었다. 이 사원이 “도심의 불교운동”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것도 그 때문이다. 70년대 타이 공산주의 운동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절 군은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이 사원을 공산주의자들의 훈련장이라는 의혹의 눈길로 바라봤다. 그러나 80, 90년대를 타이 경제성장 괘도에 적극 융화하며 담마까야는 상업불교의 전형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팍남 사원과 담마까요 사원의 이와같은 ‘모태 관계’는 현재 타이불교를 둘러싼 두가지 이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나는 진통을 겪고 있는 불교최고지도자 승왕(Sangharaja)임명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담마까야 사원 주지승의 돈세탁 및 부정헌금수령에 대한 특별수사국(DSI) 수사다. 두 이슈 모두 정치적 함의를 지니고 있어 문제는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우선, 승왕 문제를 보자. 지난 1월 타이승가협회(마하테라싸마콤)는 ‘70:0’ 만장일치로 팍남 사원의 주지승 프라 마하 라자망갈라찬 (이하 “솜뎃 추앙) 20대 승왕후보로 추대했다. 추대된 후보는 총리의 추인을 거쳐 국왕이 임명하면 공식화된다. 그러나 프라윳 찬오차 군정총리는 추인절차를 미루고 있다. 표면적 이유는 “불교계 내부 반발부터 해소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반발이란 건 붓다 이싸라(Buddha Issara)라는 승려가 승왕후보자의 벤츠 부품 밀수입 의혹을 제기하며 탄원서를 제출한대서 비롯됐다. 이 탄원서는 승려들의 호사스런 삶을 비춘 조명효과보다는 붓다 이싸라의 의도에 더많은 의혹을 키웠다. 이유는 간단하다. 붓다 이싸라는 2013-2014년 ‘방콕셧다운’ 시위 등 쿠테타 이전 지속된 반탁신 왕정주의 시위대 (소위 옐로우셔츠) 마지막 버전인 민중민주주의개혁위원회(PDRC)의 지도부 중 한명이었다. 직업군인 출신인 그는 현재 중부 나콤파톤지방에 위치한 오노이 사원 승려로 있다. 어딜 가든 경호원을 대동하며 과격한 정치승려의 행보를 보여온 인물이다.

예컨대 2014년 2월 1일, 전 잉락 정부하에서 실시 예정된 총선 하루 전날 방콕 북부 락시구역에서 투표함 이송을 방해하며 총격전을 벌이던 PDRC 시위는 붓다 이싸라 승려를 따르는 무리들이 조직한 것이었다. 이 총격전에서 팝콘 부대자루 안에 M16을 숨긴채 카메라앞에서 대범하게 움직였던 일명 ‘팝콘 총잡이’ 위왓 욧파싯(Vivat Yodprasit)는 현재 37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뿐만 아니라, 그해 5월 7일 낮시간대 헌법재판소에서 취재중이던 독일 기자 닉 노스티츠를 납치하려던 괴한들은 붓다 이싸라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괴한들은 닉에게 “붓다 이싸라 스님께서 좀 보자신다”며 잡아끌었고 주변 기자들과 경찰의 도움으로 닉은 납치를 모면했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친 레드셔츠 기자로 찍힌 닉은 반대 진영의 혐오 캠페인과 물리적 폭력에 노출되어 왔다. 승려의 행실로 보기 어려운 이런 과격행보에도 불구하고 탈없이 지내는 붓다 이싸라가 군정 측근 승려라는 점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2008년 반탁신 왕정주의 시위대 옐로우 셔츠가 친탁신계 정부 하야를 요구하며 정부청사 등 공공기관을 점령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에 전직 경찰간부 출신 살랑 분낙(Salang Bunnag)이 승려들을 대거 대동하여 반대 집회를 열었다. 옐로우도 레드도 아닌 하얀 옷을 입으라 선동했던 집회에는 담마까야 승려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단한번도 공식화된적은 없다. 지난 10여년간 레드와 옐로우로 갈린 정치분쟁은 불교진영도 갈라 놓았고 양 진영 집회에서 각기 다른 종파와 불교단체들이 참여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최근의 불교를 둘러싼 분쟁은 그 색깔정치분쟁의 연장선이자 군정의 불교계 통제를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정의 시도가 정교분리원칙을 더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 Lee Yu Kyung)

2008년 반탁신 왕정주의 시위대 옐로우 셔츠가 친탁신계 정부 하야를 요구하며 정부청사 등 공공기관을 점령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에 전직 경찰간부 출신 살랑 분낙(Salang Bunnag)이 승려들을 대거 대동하여 반대 집회를 열었다. 옐로우도 레드도 아닌 하얀 옷을 입으라 선동했던 집회에는 담마까야 승려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단한번도 공식화된적은 없다. 지난 10여년간 레드와 옐로우로 갈린 정치분쟁은 불교진영도 갈라 놓았고 양 진영 집회에서 각기 다른 종파와 불교단체들이 참여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최근의 불교를 둘러싼 분쟁은 그 색깔정치분쟁의 연장선이자 군정의 불교계 통제를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정의 시도가 정교분리원칙을 더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 Lee Yu Kyung)

군정이 붓다 이싸라를 내세워 승왕후보의 추인을 미루는 건 우선 후보 솜뎃 추앙이 담마까야 사원 주지승 담마차요와 가깝기 때문이다. 솜뎃 추앙은 2012년 4월 다마까야 사원 위성채널 ‘DMC’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왓 프라 다마까야는 왓 팍남 바시차론과 한몸이고 같은 사원이라 보면 된다”

이미 자본력과 신도규모로 승가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담마까야 사원이 솜뎃 추앙 승왕체계 하에서 타이불교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것은 많은 분석가들이 지적해온 바다. 솜뎃추앙이 속한 팍남 사원과 담마까요는 앞서 설명대로 모태관계일 뿐 아니라 두 사원 모두 마하니까야(MahaNikaya, 다수파. 대중적)에 속한다. 이에 따라 타이 양대종파 중 또 다른 하나인 탐마윳(Thammayut, 소수파)파가 위축되거나 사실상 궤멸될수도 있을 거라는 과도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탐마윳은 불교 근본교리에 보다 충실하자는 보수개혁 운동으로 1833년 당시 방콕의 왓 보워니웻(Wat Bowon Niwet)의 주지승이자 훗날 라마4세 국왕이 된 몽굿(Mongut)의 의해 창시됐다. 이 상황에 대해 타이 불교학자 솜릿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종파간 갈등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탐마윳파는 ‘방콕의 사원’ ( 보워니웻 Wat Bowon Niwet 지칭) 을 중심으로 친군정 성향을 보이고 있고, 마하니까야파 군정의 통제 시도에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종파 갈등은 군정 입장에서 따져보자. 탁신네트워크 궤멸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군정으로서는 탁신정치진영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담마까야 사원의 확산을 반드시 저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대해 진보영자지 <카오솟>의 기자 프라윗 로자나푸룩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은 적이 있다.

“추대된 승왕후보는 담마까야 사원과 연계돼있고 담마까야는 탁신/잉락 정치세력과 연계돼 있다. 그런 승왕후보의 임명을 강렬하게 거부하는 움직임은 소위 ‘굿 피플’(Good People, 타이 엘리트 특히 왕정주의 세력을 일컬음)들이 그들의 적진에 맞서 뭐든지 다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담마까야 사원은 최근 언론팀을 강화했다. 오랫동안 대응하지 않은 탓에 부정적 이미지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주지승 담마차요에 대한 돈세탁 의혹과 관련 사원측이 그래픽자료로 설명하고 있다. (© Lee Yu Kyung)

담마까야 사원은 최근 언론팀을 강화했다. 오랫동안 대응하지 않은 탓에 부정적 이미지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주지승 담마차요에 대한 돈세탁 의혹과 관련 사원측이 그래픽자료로 설명하고 있다. (© Lee Yu Kyung)

한편, 담마까야 사원이 부패와 물질주의로 삐걱 거리기 시작한 건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때다. 당시 이 사원의 물질주의가 비판의 도마에 거세게 올랐고 비판론자들은 경제위기의 현실앞에 ‘부적, 기적, 원형탑 따위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고 따져물었다. 이런 상징물을 강조하며 ‘복’과 ‘헌금’을 강조하는 담마까야 사원을 ‘불교의 타락’으로 본 것이다. 반면 담마까야 사원측에서는 자신들의 수행과 가르침은 모두 소승불교의 한 전통이라고 맞섰다. 이와 관련 <해탈을 팝니다>(Nirvana for Sale, 2009)라는 저서를 통해 ‘불교의 부 축적’ 문제와 담마까야 사원을 포스트 모던 타이 불교의 맥락에서 분석한 미국학자 라쉘 스콧(Rachelle M. Scot)는 “소승불교가 부와 물질을 멀리한다는 건 잘못된 이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담마까야 사원의 부적과 기적 그리고 (건축헌금을 닥달해 지은) 건축물들은 불교와 학계의 ‘근대주의 논쟁’의 연장선에서 토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2010년 4월 10일 레드셔츠와 군이 유혈 충돌하면서 25명이 사망한 밤. 시위에 참여했던 한 승려가 피자국이 선명한 현장을 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레드와 옐로우로 갈린 정치분쟁은 불교진영도 갈라 놓았다. 최근의 불교를 둘러싼 분쟁은 그 색깔정치분쟁의 연장선이자 군정의 불교계 통제를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정의 시도가 정교분리원칙을 더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 Lee Yu Kyung)

2010년 4월 10일 레드셔츠와 군이 유혈 충돌하면서 25명이 사망한 밤. 시위에 참여했던 한 승려가 피자국이 선명한 현장을 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레드와 옐로우로 갈린 정치분쟁은 불교진영도 갈라 놓았다. 최근의 불교를 둘러싼 분쟁은 그 색깔정치분쟁의 연장선이자 군정의 불교계 통제를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정의 시도가 정교분리원칙을 더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 Lee Yu Kyung)

그러나 ‘해탈을 파는’ 담마까요의 상업성은 꾸준히 탈이 났다. 주지승 담마차요는 1999년, 2002년에도 유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특히 1999년에는 당시 승왕이었던 프라 아나삼바랏(탐마윳파)가 승가협회에 담마차요의 승려직 박탈을 요구한 적도 있다. 그러나 2006년 탁신정부 시절 담마차요는 52개 혐의에서 모두 벗어났다. 승려직도 유지할 수 있었다. 한때 담마까야의 지도부 승려로 20년을 보내다 내부고발자로 변신한 마노 라오하와닉(Mano Laohavanich)은 담마차요가 모든 혐의에서 벗어난 건 탁신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건 모든 혐의를 벗은 담마차요는 2011년 12월 5일 푸미폰 국왕의 생일을 맞아 왕실로부터 프라 탐마양테라(Phra Thammayanthera)라는 직위상승까지 부여받게 된다.

그리고 2015년 2월, 16년 만에 담마차요 승려직 박탈 이슈가 다시 부활했다. 군정 임명 기구인 국가개혁위원회(NRC) 종교분과에서 16년전 담마차요 승려직을 박탈하자던 당시 승왕의 제안을 반복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 들어 특별수사국(DSI)은 담마차요의 돈세탁혐의와 부정한 헌금을 14억바트( 460억원)를 수령한 혐의로 다시 수사선망에 올렸다. 2009년, 2010년 클렁찬 신용협동조합의 전 대표 수파차이 시수파악손(Supachai Srisupa-aksorn)로부터 부정한 헌금을 수령했고 그 돈이 훗날 세탁된 돈으로 밝혀졌다는 것. 파수라 승려는 “모든 헌금은 공개적인 의식속에서 이뤄지고 어떤 헌금이 세탁된 돈인지 아닌지 우린 알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수파차이는 올해 초 협동조합 공금 120억 바트 (한화 4조원)을 횡령한 혐의로 32년형을 선고받았다. 유죄를 인정하여 16년 감형된 그는 현재 방쾅센트럴 감옥에 수감중이다.

프라 파수라 단타마노(Phra Pasura Dantamano) 승려는 담마까야 사원 국제관계국의 책임자로 외국언론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담마차요 주지승의 돈세탁 부정헌금 수령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 Lee Yu Kyung)

프라 파수라 단타마노(Phra Pasura Dantamano) 승려는 담마까야 사원 국제관계국의 책임자로 외국언론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담마차요 주지승의 돈세탁 부정헌금 수령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 Lee Yu Kyung)

그는 지난 3월 검사에게 담마차요 주지승과 자신이 별명을 부르는 사이였으며 주지승의 자택까지 방문할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담마까야 사원은 수백만 신도를 위계질서하에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지승 담마차요와 별명을 부르는 사이였다는 수파차이 전 대표의 말은 그가 담마차요와  대단히 가까운 사이임을 암시한 대목이다. 재벌과 반대진영 승려가 ‘헌금으로’ 얽힌 이 문제는 다시 붓다 이싸라에게 ‘미션’이 됐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담마차요 처벌을 주장하며 정의와 법치를 외치고 있으며 탄원서와 고발장 내밀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사원의 부정부패혐의는 이렇게 정치적 분쟁이 투영되면서 위험한 노선에 발 딛고 있다.  바로 정교분리 원칙의 훼손이 좀 더 구체적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담마까야 사원 돈세탁 이슈는 만일 이 나라가 민주국가라면 이런 식의 정쟁으로 흐르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붓다 이싸라와 담마까야 사원 모두 정치적 이익을 고려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군정치하에서 그나마 드물게 반정부 시위를 벌여온 학생운동 그룹 네오민주주의운동(NDM)소속 딴 리티판의 말이다.

“담마까야는 6백만 이상의 독실한 신도를 보유한 거대 종교체다. 신념이 연루된 사안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특별수사국(DSI)이 공정한 법적 절차를 밟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권력을 지녔다고 해서 누구에게든 군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 위험하다”

자투폰 프롬판 (Jatuporn Promphan)은 레드셔츠 내 주류 정파인 반독재민주연합(UDD)의 지도자다. 그는 담마까야 사원이 6백만 이상의 독실한 신도를 보유한 거대 종교체이며 신념이 연루된 사안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담마까야와 레드셔츠 모두 군정 치하에서 탄압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시각을 우회적으로 보여왔다 (© Lee Yu Kyung)

자투폰 프롬판 (Jatuporn Promphan)은 레드셔츠 내 주류 정파인 반독재민주연합(UDD)의 지도자다. 그는 담마까야 사원이 6백만 이상의 독실한 신도를 보유한 거대 종교체이며 신념이 연루된 사안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담마까야와 레드셔츠 모두 군정 치하에서 탄압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시각을 우회적으로 보여왔다 (© Lee Yu Kyung)

지난 달 16일 공권력이 주지승 담마차요 체포를 시도하겠다며 담마까야 사원 입구에서 실갱이를 벌이던 시각 레드셔츠 주류정파인 반독재민주연합(UDD) 의장 자투폰 프롬판은 기자를 만나 그렇게 말했다.

왕실-국가-종교(불교) 등  3대 기둥이 떠받든 지배구조에서 정치권력을 쫒아온 승려들이 없지 않았고 50,60년대 정부는 불교를 민족주의 부흥의 도구로 활용했다. 그리고 불교와 왕실은 거의 늘 한몸체였다. 그럼에도 타이 사회는 일상적 세속주의의 원칙을 잘 지켜온 편이며 정교분리 원칙에 뿌리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불교를 둘러싼 작금의 혼란상에 대해 불교학자 솜릿은 군정이 불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정교분리원칙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 군정의 ‘통제 프로젝트’는 불교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종교가 정치위에 군림하는 여느 신정국가들의 논리와 달리 타이는 정치가 종교를 통제하려들면서 두 기구의 분리원칙이 흔들고 있는 꼴이다. 설상가상, 승가협회나 담마까야 진영은 ‘불교의 국교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정치분쟁에 지치고 타락한 종교뉴스가 지겨운 타이에선 요즘 종교를 ‘회의’하는 자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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