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붉은 골짜기

Home > 만평/사진 > 펼쳐진 세상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6년06월08일 제613호

▣ 람중(네팔 중서부)=이유경 분쟁지역 취재전문 자유기고가

민주 공화국 향한 무장 투쟁 10년, 네팔 공산당 마오이스트… 험준한 산악 넘어 영토 3분의 2에 퍼진 인민의 꿈은 계속된다

굳었던 표정에 미소가 번졌다. 한번 웃음이 터진 얼굴은 좀처럼 다시 굳어지지 않았다. 맞다! 언제나 처음이 힘든 법이다.

“타파이 메로 보이니(너는 내 여동생), 타파이 메로 바아이(너는 내 남동생).”

되지도 않는 네팔어를 쏟아내며 그들 사이에 나를 마구 집어넣었다. 가족관계를 캐물었고, 고향과 가족이 그리울 그들의 향수도 자극해봤다. “이 사람이 우리 오빠. 울 언니는 저기 있어요.” 삼남매는 이 골짜기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운동화도 있고 가끔 샌들도 신지만, 슬리퍼와 ‘쫄조리’도 심심찮게 보인다. 험준한 산악을 넘나드는 그 발에 저 신발들이 어찌 배겨날까 싶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있는 집회 장소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인민해방군 대원들. (Photo by Lee Yu Kyung)

마을 주민들이 모여있는 집회 장소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인민해방군 대원들. (Photo by Lee Yu Kyung)

네팔 공산당 마오이스트(CPN-Maoist) 인민해방군(PLA). 그들이 모인 건 ‘땅’을 위해서도, ‘약’을 위해서도, ‘다이아몬드’를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절대왕정 봉건사회를 끝장내고 평등 공화국을 이루겠다는 이데올로기 하나로 버텨온 공산주의 무장투쟁이 벌써 10년 세월을 맞고 있다.

10년 전, 쿠쿠리(농기구의 일종)를 들었던 손에는 지금 미제 총이 들려 있다. 정렬된 열 앞에는 벨기에에서 건너온 기관소총이 폼 나게 놓여 있다. ‘적’인 정부군 덕분에 무기는 점점 현대화돼가지만 여전히 사제폭탄도 유용하다. 10년 전, 40명에서 시작한 투쟁은 지금 약 2만~3만(추정치)의 전사로 불어났다. 이들의 물질적 기반은 오직 ‘인민’뿐. 강제 모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지도부는 이렇게 되받았다. “이 많은 수를 어떻게 먹여살리란 말이냐! 부상자 치료는 어떻게 하고!”

마오이스트 혁명은 ‘아직’ 실패하지 않았다. 엊그제 무너진 왕실 정부의 내무부 장관 카말 타파는 이렇게 거짓말을 하곤 했다. “대체 네팔 영토 어디가 마오이스트 통제지역이라는 거야. 왕실군(RNA)이 가지 못하는 땅은 단 1cm도 없어!” 1cm 따위가 아니다. 네팔 전역 3분의 2 이상 그들은 감히 들어가지 못한다. 네팔 영토의 약 80%는 산악지대이고, 그 영토 ‘대부분’은 마오이스트가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그들은 이동을 멈추지 않는다. 상설 기지는 없다. 인민정부, 인민재판, 인민경찰. 모든 조직은 ‘모바일’, 이동조직이다. 혁명도 전쟁도 멈추지 않는다. 완전한 민주공화국, 봉건계급 철폐를 쟁취하기 전까지는. 빼어난 아름다움의 히말라야 골짜기는 지금 그 혁명의 길에서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마오이스트 인민해방군의 여전사들. 전체 규모의 약 1/3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Photo by Lee Yu Kyung)

마오이스트 인민해방군의 여전사들. 전체 규모의 약 1/3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Photo by Lee Yu Kyung)

한 대원이 식사 중 환하게 웃고 있다. (Photo by Lee Yu Kyung)

한 대원이 식사 중 환하게 웃고 있다. (Photo by Lee Yu Kyung)

마을 주민들 앞에서 공연하고 있는 마오이스트 문화선봉대 (Photo by Lee Yu Kyung)

마을 주민들 앞에서 공연하고 있는 마오이스트 문화선봉대 (Photo by Lee Yu Kyung)

주민들 앞에서 정렬중인 인민해방군 (Photo by Lee Yu Kyung)

주민들 앞에서 정렬중인 인민해방군 (Photo by Lee Yu Kyung)

네팔 공산당 마오이스트(CPN-Maoist) 인민해방군(PLA) 제 XX 대대가 정렬해있다 (Photo by Lee Yu Kyung)

네팔 공산당 마오이스트(CPN-Maoist) 인민해방군(PLA) 제 XX 대대가 정렬해있다 (Photo by Lee Yu Kyung)

마오이스트 문화선봉대 소녀들. 좀처럼 웃지 않던 소녀들이 카메라 앞에서 힘껏 웃어주었다. (Photo by Lee Yu Kyung)

마오이스트 문화선봉대 소녀들. 좀처럼 웃지 않던 소녀들이 카메라 앞에서 힘껏 웃어주었다. (Photo by Lee Yu Kyung)

source : http://www.hani.co.kr/section-021027000/2006/06/0210270002006060806130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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