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바꾼 노다지의 꿈

제1100호 / 2016.02.25
  • 군, 재벌, 마약왕들의 ‘탐욕더미’에 묻히는 파칸의 광부들
  • 파칸 옥 50% 이상 밀수, 행선지는 중국
  • 미국은 2008년이래 버마산 옥, 보석 수입금지
  • 2014년 310억달러 가치창출, 같은 해 버마 국내총생산(GDP)의 54%
  • 아웅산 수치 정부 철옹성같은 경제권력을 건드릴 수 있을까

Note : 아래 기사는 <한겨레21>에 1100호에 게재된 기사의 긴 버전입니다. 

지난 1월 15일 버마 북부 카친주(Kachin State)의 옥광산으로 유명한 타운 파칸(Hpakant)에 내부무 산하 15명의 “특별 조사단”이 도착했다. 조사단은 옥광산에 이용되는 덤프트럭 다수가 중국국경을 통해 불법으로 들어왔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제보’에 따라 밀수트럭을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11월 21일 파칸에서 폐광석 더미 붕괴사고로 200여명의 사상자가 나자 불법장비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이다.

그런데 전날까지만 해도 조사단은 환경부 감독하에 있었다. 환경부에서 내부무로 ‘윗선’이 바뀌었다는 건 트럭이든, 옥이든 불법으로 국경을 들고나는 ‘물건’을 조사할 의지가 ‘사실상 없음’을 표명한 거나 다름없었다. 2008헌법에 따라 내부무, 국방부, 국경부와 함께 군의 명령체계 아래 놓여 있다. 그 ‘군’은 바로 파칸의 옥을 대부분 몰래 내다 팔아 수익을 챙겨온 버마 최대 자본가 집단 중 하나다.

파칸은 전 세계 옥의 90%가 생산되는 곳이다. 세계 최고가의 옥, 제다이트(Jadite)가 이곳에서 나온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채굴권 허가를 받은 파칸내 광산업체는 858개이고 22,558에이커의 땅에 8,025개 광산이 운영되고 있다. 자원개발투명성 문제를 조사해온 <글로벌 위트니스>가 지난해 발표한 1년치 탐사보고서는 2014년 파칸 옥이 창출한 가치를 3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다. 그 전년도 미국 하버대드 아슈센터(Harvard Ash Center) 보고서가 언급한 80억달러의 4배다. 버마 GDP 의 약 54% 수준이고 (세계은행 2014년 10월 발표 GDP 568억달러 기준) 정부의료예산 (2014년 3월 발표680억달러기준) 보다 46배나 많다. 그나마 의료예산은 지난 5년간 800% 증가했다. 오랜세월 병들고 아파도 속수무책이던 서민들의 ‘삶’과 옥을 밀수해온 갑부들의 ‘살집’간 괴리가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파칸의 옥이 처음부터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이윤을 낸 건 아니었다.

버마-중국 국경에 위치한 카친반군 수도 라이자(Laiza)에서 이 지역 소수민족인 리수 여인이 중국인들을 향해 옥을 들어보이고 있다. 90년대 중반 파칸 옥광산이 기업화되기 전까지 이 지역 옥은 주민들의 생계형 '돌밭'이었다. (© Lee Yu Kyung)

버마-중국 국경에 위치한 카친반군 수도 라이자(Laiza)에서 이 지역 소수민족인 리수 여인이 중국인들을 향해 옥을 들어보이고 있다. 90년대 중반 파칸 옥광산이 기업화되기 전까지 이 지역 옥은 주민들의 생계형 ‘돌밭’이었다. (© Lee Yu Kyung)

89년. 무장 투쟁중이던 버마공산당(CPB)이 붕괴된 후 네개로 쪼개진 조직들은 정부군과 휴전을 맺기 시작했다. 와주군(United Wa State Army, UWSA)도 그중 하나다. 이 휴전을 시작으로 90년대 초반 총 17개 반군이 정부군과 휴전했고 카친독립군(KIA)도 94년 2월 휴전을 맺게된다. 그 결과 KIA의 탄생지 파칸이 정부군 통치로 넘어갔다. 옥, 목재 등 카친의 자원이 급격히 ‘개발’되기 시작한 건 이즈음부터다.

“(94년) 휴전 이전에는 주민들이 손으로 ‘돌’()을 주었고 그걸로 먹고 살았다. 누구는 부자도 되고, 부자가 안돼도 ‘돌’을 시장에 내다팔면 다들 먹고 살만했다. 지금은 일반인들이 값나가는 돌을 주워 부자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파칸후보로 당선된 우띤소(U Thine Soe)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다. 군부는 옥채굴을 ‘기업화’하기 시작했고 군과 친인척, 휴전그룹 그리고 버마식 재벌로 통하는 “크로니”(crony)들에게 채굴권을 안겨줬다. 옥을 값진 돌로 떠 받드는 중국이 거대시장이 됐다. 94년 휴전은 파칸 옥의 주인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손으로 줍던 돌을 굴착기와 다이나마이트가 동원되어 파헤쳤다. 대형트럭이 좁은 시골길을 헤집고 다니며 교통사고가 빈번해졌고, 호랑이까지 출몰했다던 정글은 다 벗겨지고 거대한 웅덩이가 들어앉았다. 그리고 덤프트럭은 폐광석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그 폐광석 더미속에 혹시 남아 있을 지 모를 ‘돌’을 향해 몰려드는 광부들, 그들은 ‘예마제(Yemase)’ 혹은 “프리랜서”라 불린다. 대부분 ‘옥 노다지’를 캐러 전국에서 모여든 이주노동자들로 옥채굴이 기업화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폐광석 더미는 그들의 일터이기도 하지만 종종 이들의 무덤이 됐다. 업체들이 무지막지하게 쌓아놓은 더미가 붕괴될 때마다 깔려죽는 것도 대부분 프리랜서 광부들이다. 일부는 폐광석 근처에  임시텐트를 치고 살다 깔려 죽기도 했다. 11월 21일 새벽3-4시경 발생했던 사고가 바로 그런 경우다. 60미터 높이 폐광석더미가 60-70개의 텐트를 덮쳐 114명이 사망했고 100여명은 실종됐다. 탐욕이 불러온 인재, 그건 20여년간 파칸이 목격해온 일상이기도 했다.

카친주는 자원의 보고다. 옥은 물론 금광 채굴도 활발하다. 사진은 반군 수도 라이자에 위치한 아라칸군(Arakan Army) 캠프 한켠에서 중국계 기업이 금광채굴작업 중이다 (© Lee Yu Kyung)

카친주는 자원의 보고다. 옥은 물론 금광 채굴도 활발하다. 사진은 반군 수도 라이자에 위치한 아라칸군(Arakan Army) 캠프 한켠에서 중국계 기업이 금광(Gold Mine)채굴작업 중이다 (© Lee Yu Kyung)

카친 반군 수도 라이자에 위치한 아라칸군(Arakan Army) 캠프 한켠에서 중국계 기업이 금광채굴작업 중이다 (© Lee Yu Kyung)

카친 반군 수도 라이자에 위치한 아라칸군(Arakan Army) 캠프 한켠에서 중국계 기업이 금광(Gold Mine)채굴작업 중이다 (© Lee Yu Kyung)

일상화된 폐광석 붕괴사고

“여러 업체가 그곳에 폐광석더미를 쌓는데, ‘야자타니(Yar Za Htar Ne)’가 그중 하나다. 와주군(United Wa State Army, UWSA )이 소유한 업체다” 우띤소 의원의 말이다. 옥광산 문제를 꾸준히 모니터 해온 카친개발네트워킹그룹(KDNG)의 활동가 스티븐(Steven)도 기자와 나눈 전화 및 이메일 교신에서 ‘야자타니’를 우선  거론했다.

야자타니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와주군(UWSA)은 휴진직후인 90년대 초부터 옥, 루비 등 광산업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군과의 휴전협상 실무를 맡아온 미얀마평화센터(Myanmar Peace Center) 자료에 따르면 2011년 9월 6일, 개방 후 새롭게 진행된 협상에서 가장 먼저 휴전한 조직도 와주군(UWSA)이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샨주(Shan State)북부 ‘와 특별지역 2’(Wa Special Region 2)은 2008년 헌법이 보장한 와주군(UWSA)의 자치지역이다. 2009년 정부군과 잠시 부딪친바 있지만 이들의 마약과 옥비즈니스는 궤도 일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야자타니와 와주군(UWSA)의 관계에서 놓쳐서는 안될 인물이 하나 있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와주군(UWSA)의 재정부장을 지낸  웨이 쉉 캉 (Wei Hsueg Kang)이다. 그는 미국무부가 200만달러 현상금을 건 수배자이자 타이에서도 1990년 10월 ‘부재중 사형’이 선고된 마약왕이다. 1998년 웨이가 설립한 홍팡그룹(Hong Pang Group)은 마약, 보석, 석유, 건축, 전자, 백화점 등 온갖 사업채를 탈없이 운영중이고 옥광산도 그중 하나다. <글로벌 위트니스> 보고서에 따르면 홍팡그룹은 파칸의 주요 광산업체인 ‘미얀마 타 카웅 컴퍼니’ (Myanmar Ta Kaung Company)를 위시하여 5개의 ‘프론트 회사’를 통해 옥광산에 관여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11월 참사를 낳은 ‘야자타니’다. 지난 해 3월 발생한 폐광석 붕괴사고에도 야자타니는 연루되어 있다.

마약왕 옥왕’,  ‘옥왕 마약왕’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와주군(UWSA)의 재정부장을 지낸 웨이 쉉 캉 (Wei Hsueg Kang)이다. 그는 미국무부가 200만달러 현상금을 건 수배자이자 타이에서도 1990년 10월 ‘부재중 사형’이 선고된 마약왕이다. 1998년 웨이가 설립한 홍팡그룹(Hong Pang Group)은 마약, 보석, 석유, 건축, 전자, 백화점 등 온갖 사업채를 탈없이 운영중이고 옥광산도 그중 하나다. (© Lee Yu Kyung)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와주군(UWSA)의 재정부장을 지낸 웨이 쉉 캉 (Wei Hsueg Kang)이다. 그는 미국무부가 200만달러 현상금을 건 수배자이자 타이에서도 1990년 10월 ‘부재중 사형’이 선고된 마약왕이다. 1998년 웨이가 설립한 홍팡그룹(Hong Pang Group)은 마약, 보석, 석유, 건축, 전자, 백화점 등 온갖 사업채를 탈없이 운영중이고 옥광산도 그중 하나다. (© Lee Yu Kyung)

11월 사고 후 카친 주정부는 사망자 1인당 60만 쨧( 55만원) 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석달이 지났다.

“사망자 다수가 신원파악이 어려운 이주노동자들이라 가족 추적이 쉽지 않다. 시체한구 발견되면 번호 매긴 후 매장하고 거의 그런 식으로 마무리가 됐다” 카친개발네트워킹그룹(KDNG) 스티븐의 말이다. 우띤소 의원은 확인된 사망자 114명중 20-30명 가량이 45만쨧( 43)에서 60만쨧(57) 사이 보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원이 확인된 가족들도 감히 보상요구를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파칸의 ‘갑을 관계’의 깊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파칸에서 옥광산 사고로 보상이 이루어진 건 2014년 9월 발생했던 굴착기 사고가 처음이다. 중국회사인 샤이닝스타(Shinning Star, 현지 이름 “Tauk Pa Kye”)의 굴착기가 파칸주민 굼자 아웅(Gum Ja Aung)의 몸을 덮쳤고 굼자의 몸은 네조각이 났다. 회사는 그의 가족에게 45만 쨧을 보상금으로 주었다.

11월 사고 이후로도 같은 지역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12월 25일 성탄절에는 11월 사고 옆자리에서 더미가 무너져 네명이 깔려 죽었다. 한달후인 1월 25일에는 낮 3시, 밤 9시 45분 두번이나 붕괴사고가 났다. 발견된 시체는 6구이지만 30여명이 실종됐다. 그리고 26일 5명 추락사…지난 3개월간 파칸의 폐광석 더미는 알려진 것만 다섯번 더 무너졌다. 사고가 잦은 롱킨(Lone Kin) 마을은 지난 해 중반 정부군과 KIA가 광산문제를 두고 충돌한 적이 있고 이후 정부군 병력이 늘어난 지역이다. 우띤소 의원은 이 마을 주민들이 정부에 옥채굴 중단시켜줄 것을 꾸준히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사고 위험과 인권침해에 상시노출된 광부들은 그러나 ‘노다지 꿈’을 버리지 못한채 다시 폐광석 더미로 향한다. 그 꿈을 파괴하는 건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나 업체가 고용한 무장가드보다는 마약이다. ‘슛팅 갤러리’라 불리는 마약까페에 흩어진 주사바늘들, 바늘자국으로 뒤덮인 마른 몸 위로  다시 헤로인 주사한대를 꼿는 광부의 모습, 아마도 파칸이 세상에 내놓은 가장 슬픈 장면이 아닐까 싶다. 헤로인 주사 한대 2달러, 야바(알약형태의 분홍빛 마약) 한알 1-3달러. 지난 해 9월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버마의 일일최저임금 2.8달러를 맴도는 가격이다. 얄궃게도 파칸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옥의 가격도 2달러다. 파칸광부 60-70%가 마약 중독자로 알려져 있다.

“일하러 가기전에 마약하고 일하고 와서 마약하고. 돈을 많이 벌면 그만큼 더 마약에 소비한다. 대부분 20-25세 창창한 나이인데..”

우띤소우 의원은 “야마 (야바), 메타피타민, 헤로인 모든 종류가 다 나돈다”며 “파칸뿐 아니라 버마 전체가 아주 위험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한탄했다.

마약으로 새는 광부들의 돈벌이

20대 청춘들이 마약에 취한 힘으로 옥을 캐다 폐광석 더미에 묻히는 동안 옥의 이윤을 챙기는 자 누구일까.

우선, 전현직 군장성과 그들의 일가친척이 있다. 버마의 ‘막말 정치인’ 온 뮌(Ohn Myint)전 장관은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2005년 하반기부터 카친주가 속한 북부지역총사령관을 역임하며 옥광산에서 일찌감치 이익을 챙겨왔다.  2010년 11월 군정만의 잔치로 치뤄진 총선에서도 파칸지역구로 출마 ‘당선’되기도 했다. 또 다른 인물 마웅마웅테인(Maung  Maung Thein)은 ‘사회복지구호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가 소유한 두 회사중 하나인 뮈앗 야몬(Myat Yamon)은 안전사고로 악명높은 파칸의 카데이 (Ka Day)마을에서 채굴하는 업체다. 이 업체는 지난 해 4월 30명에서 최대 60명 사망이 추정되는 붕괴 사고에 책임이 있다.

그리고 1991년부터 2010년까지 독재자로 군림한 탄쉐장군일가를 빼놓을 수 없다. 탄쉐의 두 아들 키아잉 산쉐와 툰 나잉 쉐가 각각 소유한 ‘키아잉 인터내셔널’과 ‘미얀마 나잉 그룹’은 파칸에 여섯개의 옥광산 업체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다시 ‘와주군’(UWSA) 과 연계된 회사들과 파트너쉽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글로벌 위트니스>의 고발이다. 탄쉐장군이 20년 독재기간 공고히 한 가문의 부는 가히 ‘불가역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마에서 ‘사업’을 하려면 탄쉐를 만나야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그런 탄쉐를 최근 만난 건 다름 아닌 아웅산 수치다. 만남은 12월 4일 탄쉐장군의 손자이자 몇 해전 교통경찰 폭행으로 유명해진  네이 쉐 투웨이 아웅(Nay Shwe Thway Aung)이 주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총선에서 압승을 했지만 전현직 군인들과 협상하지 않으면 정권을 안전히 넘겨받을 수 없다는 걸 감안한 수치의 행보로 풀이됐다.

2013년 랑군 88항쟁 25주년 행사장에 참석한 (NLD) 대표 아웅산 수치. 출범이 코앞에 다가온 NLD 정부는 자원개발의 독점과 분쟁의 악순환을 해결 해야 할 과제도 요구받고 있다. 카친 시민사회가 민주정부하에서 자원개발의 투명성이 보장되기 전까지는 광산 채굴을 중단할 것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 © Lee Yu Kyung)

2013년 랑군 88항쟁 25주년 행사장에 참석한 (NLD) 대표 아웅산 수치. 출범이 코앞에 다가온 NLD 정부는 자원개발의 독점과 분쟁의 악순환을 해결 해야 할 과제도 요구받고 있다. 카친 시민사회가 민주정부하에서 자원개발의 투명성이 보장되기 전까지는 광산 채굴을 중단할 것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 © Lee Yu Kyung)

옥광산의 또 다른 수혜자 그룹 역시 군과 연계되어 있다. 미얀마 이코노믹홀딩스 (Myanmar Economic Holdings Limited, MEHL) 등 군이 공식 소유한 군기업들이다. MEHL은 94년 휴전이후 파칸 옥광산에 가장 먼저 뛰어든 군기업이다. 뿐만 아니라 중북부 만달레이 지방 라파다웅(Latpadaung) 구리광산개발에 중국 기업 완바오(Wan Bao)와 합작한 기업도 MEHL이다. 라파다웅이 악명을 얻은 건 2012년 11월 주민들의 반대시위가  폭력진압때다. 황린탄(white phosphorus)추정 화학물질까지 사용해 거의 100명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정부주도 진상조사위원회 의장을 맡았던 아웅산 수치가 라파다웅 주민들에게 했던 말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법치를 존중할 것” 그리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땅을 희생할 것”

카친독립기구(KIO, 카친독립군 KIA 정치국) 부의장인 응반 라 장군. 보고서는 그가 버마 재벌 의 스티븐 로(Steven Law)와 거래를 트고 이 회사가 운영하는 옥광산 업체와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는 2013년 사망한 마약왕 로싱한(Lo Hsing Han)이 세운 기업이며 스티븐 로는 로싱한의 아들이다. (© Lee Yu Kyung)

카친독립기구(KIO, 카친독립군 KIA 정치국) 부의장인 응반 라 장군. <글로벌 위크니스> 보고서는 그가 버마 재벌 <아시아 월드>의 스티븐 로(Steven Law)와 거래를 트고 이 회사가 운영하는 옥광산 업체와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시아 월드>는 2013년 사망한 마약왕 로싱한(Lo Hsing Han)이 세운 기업이며 스티븐 로는 로싱한의 아들이다. (© Lee Yu Kyung)

마지막으로 버마판 재벌 “크로니(Crony)” 집단을 옥광산 비즈니스에서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인물은 코캉(버마 거주 중국 한족)지역 마양왕 로싱한(Lo Hsing Han)가문기업 ‘아시아 월드(Asia World)’와 퇴역장교의 아들 테자(Tay Za)의 ‘투 트레이딩 컴파니 (Htoo Trading Company)’등이 있다. 테자의 투 그룹은 일찌감치 라이선스 없는 광산장비나 대형 트럭을 아무런 문제없이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Htoo)그룹이 운영하는 ‘아시안 윙 에어웨이’(Asian Wings Airway)는  2013년 6월 아웅산 수치에게 평생 플래티넘급 무료탑승권을 선물했다. “가슴속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감탄과 모든것에 감사”며. (테자의 NLD 기부금 관련 기사는 여기)

따지고 보면 버마의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은 수십년 거의 한몸으로 공생발전해왔다. 따라서 매년 보석을 팔고사는 ‘보석 임포리엄 (Jade Emporium)’이 수도 네이피도에서 정부주최로 열리는 건 버마에선 당연한 이치가 된다. 2014년 임포리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옥은 1kg에 289만 달러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년간 정부군과의 교전으로 10만명 이상의 국내피난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s, IDPs)이 발생한 카친주 기준으로 보면 병원 147개를 지원할 수 있는 규모의 액수다.

카친독립군(KIA)은 옥광산의 본거지를 거의 다 내주고 작은 광산을 운영하곤 있지만 중국으로 밀수되는 ‘물건’들에 세금을 매겨 큰 소득을 얻고 있다. ‘독립운동자금’이라 부르든 내전자금이라 부르든 옥광산은 카친주 분쟁의 큰 자산이다. 더 나아가 자원 쟁탈전은 이 지역 분쟁의 핵심 요소다. (© Lee Yu Kyung)

카친독립군(KIA)은 옥광산의 본거지를 거의 다 내주고 작은 광산을 운영하곤 있지만 중국으로 밀수되는 ‘물건’들에 세금을 매겨 큰 소득을 얻고 있다. ‘독립운동자금’이라 부르든 내전자금이라 부르든 옥광산은 카친주 분쟁의 큰 자산이다. 더 나아가 자원 쟁탈전은 이 지역 분쟁의 핵심 요소다. (© Lee Yu Kyung)

반군은 어떨까. 카친독립군(KIA)은 옥광산의 본거지를 거의 다 내주고 작은 광산을 운영하곤 있지만  중국으로 밀수되는 ‘물건’들에 세금을 매겨 큰 소득을 얻고 있다. ‘독립운동자금’이라 부르든 내전자금이라 부르든 옥광산은 카친주 분쟁의 큰 자산이다. 더 나아가 자원 쟁탈전은 이 지역 분쟁의 핵심 요소다.  워싱턴의 부르킹스 연구소 렉스 리펠(Lex Rieffel)은 1월 25일 학술 블로그 <동아시아 포럼>(East Asia Forum)을 통해 “미얀마(버마)군이 치르는 전쟁은 이제 더이상 공산주의자들이나 반군들의 정부 전복을 막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신 “군이 기존에 그들이 통치하던 자원을 (지속적으로) 통제하기 원하기 때문에 ‘자원의 저주’가 촉발시킨 내전상태”라는 것이다.

버마헌법 1장 37(a)항은 “모든 천연자원은 중앙정부 소유이며 현지 주민들의 것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버마의 지배권력들은 그 ‘국유화된’ 자원을 사유물로 남용해왔다. 카친 시민사회가 헌법부터 뜯어고치고 민주정부가 들어서 자원개발의 투명성이 보장되기 전까지는 광산 채굴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출범을 코앞에 둔 아웅산 수치 ‘민주정부’가 GDP의 절반에 달하는 군과 재벌의 철옹성같은 경제권력을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릴 수 있을 지 모두의 의문으로 남아있다.

<참고문헌>

Bertil Lintner and Michael Black 2009, Merchants of Madness –The Methamphetamine Explosion in the Golden Triangle, Silkworm Books 

Global Witness October 2015, Jade : Myanmar’s ‘Big State Secret”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 Lee@Penseur21.com

기사 원문 보러 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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