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nother Word Is Possible (AWP)
Update 2015.11.27
파리공격 이후 국경통제가 강화된 유럽에서 일부 난민들이 입술 꿰매기 등 극단적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에서는 난민들의 고공농성이 시작됐다. 나우루는 호주정부가 제 3국에 지어 운영중인 난민감호소가 있는 국가 중 하나다. 호주는 이 시설을 ‘지역난민심사센터’(Regional Processing Center) 혹은 ‘국외난민심사센터’(Offshore Processing Center)라 부른다.
금요일(11/27) 오전 나우루 거주 난민 피루잔(가명)에 따르면 이날 난민들이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는 것. 피루잔이 제공한 고공농성 비디오 속에는 라자(Raza)라는 이름의 44세 이란 남성이 “국제사회여 나우루 아이들을 도와주십시오”(World, Kids in Nauru need help”라 적힌 깃발을 펼쳐보이고 있다. 시드니 난민활동가 마크가우드캄에 따르면 라자는 누이와 함께 21개월째 나우루 감호소에 갇혀 있는 난민신청자(Asylum seeker)다. 라자는 이날 저녁 9시간 고공농성 끝에 내려왔다.
그동안 호주의 국외난민 감호소에서는 기약없는 구금과, 장기화된 난민심사 그리고 난민으로 인정받더라도 호주내 재정착하지 못하는 정부조치에 저항하며 입술 꿰매기, 단식농성, 일부 폭동 등 다양한 시위가 여러차례 있어왔다. 그러나 고공 농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호주 이민당국은 최근 나우루 난민신청자들에게 “100명의 난민신청자 화일을 분실했으니 절차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루잔은 “그들 대부분이 2년 이상 난민심사 절차를 지나온 사람들인데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라자의 고공시위가 난민신청자 화일 분실건과 직접 관련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호주 난민활동가 이안은 AWP와의 전화통화에서 “라자의 시위는 나루우에 구금된 어린이 난민문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호주는 배를 타고 자국에 도착하는 ‘보트난민’들의 난민심사 즉, 난민지위결정(Refugee Status Determination, RSD)절차를 제3국 감호소에서 진행하며 사실상 무기한 구금해왔다. 또한 2013년 7월과 8월부터 파푸아뉴기니 영토인 마누스 섬 난민감호소와 나우루감호소에서 난민심사를 통과한 이들이라도 호주내 재정착을 금지시켜왔다. 호주국경수비국의 10월 31일자 자료에 따르면 나우루 감호소에는 10월 31일 현재 261명의 난민신청자와 난민들이 있다. 이중 95 명이 어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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